미드센츄리 감성 듬뿍, 일산 킨텍스 자이 34py 홈스타일링
고객님께서는 3달 후 이사를 앞두시고, 걱정과 설렘을 안고 저와 처음 만나게 되셨습니다. 3년 전 현재 거주 중인 집에 이사하실 당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상당한 예산을 투자하여 직접 꾸미셨으나, 집에 방문한 가족과 친구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번 이사 때는 홈스타일링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하셨다고 해요. 고객님은 멋진 싱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감성이 가득 담긴 특별한 집을 원하셨습니다. 현관 신발장과 펜트리는 도어만 화이트 필름시공하여 톤을 일치시켜주고 대리석 디딤석과 잘 어울리는 테라조 포세린 타일로 현관 바닥을 시공했습니다. 히든 센서로 설치한 현관 센서등은 작지만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보면 알아보기 어렵지만, 이 현관 조명 바디의 골드 컬러는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 다리의 골드 컬러와 일치합니다. 이렇게 컬러나 재질이던 혼자서 따로 놀지 않고 연결점을 찾아주는 것이, 홈스타일링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고객님의 취향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지만, 상담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함께 가구와 소품 매장을 돌아다니며 점차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모던 미니멀한 느낌을 선호하시는 것 같았는데, 가구나 소품은 20세기 초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계승한 1945~1970년 초에 모던 디자인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만든 "미드센츄리 모던" 스타일에 끌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거장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가구, 조명, 소품은 현대인들의 추앙을 받으며 모던 트랜드 안에서도 타임리스한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물론이고 디자인 관련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디자인 가구와 조명을 배치할 때는 어울리는 배경이 필요합니다. 새 아파트에 이사하셨지만 전체적인 베이스톤이 우드톤이 많아 톤 보정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샤시 프레임과 문, 붙박이 가구(신발장, 펜트리도어)는 모두 무광 화이트 필름작업을 진행했고, 거실과 복도, 주방의 마루는 철거한 후 깔끔한 그레이톤 포세린 타일을 시공했습니다. 또한, 애매한 베이지톤 유광 타일을 철거하고 바닥 포세린 타일과 맞추어 시공하였습니다. 아트월에 시공된 타일은 실제로 근사하게 보이지만, 대형 TV 스크린을 설치하다보니 타일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본 벽지의 여러 톤을 섞은 디자인을 모두 제거하고 깔끔한 화이트톤으로 도배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좋은 도화지를 만드는 것과 같은 작업입니다. 조명은 밝은 조명보다는 은은한 간접 조명을 선호하셔서 거실 중앙 천정에는 실링 팬만 설치하였고, 우물 천정 양쪽 사이드에는 다운라이트 코브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소파 옆 루이스 폴센 판텔라 스텐드만을 사용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공간에서는 어둑한 실내와 은은한 스텐드 불빛, 그리고 좋은 향기와 올드재즈가 조화를 이루며, 클라이언트님께서 선호하시는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싱크대에 미드웨이 타일을 사용한 부분을 화이트 모자이크 타일로 덧붙였으며, 주방가구 상판만 화이트 필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냉장고와 함께 있던 주방 가구들은 모두 철거를 원하셨습니다. 가족이 함께 지내는 경우는 주방 살림이 많아서 수납이 중요한데, 싱글인 경우에는 오히려 불필요한 붙박이 가구들을 없애고 그 공간을 다르게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클라이언트님께서 기존에 쓰시던 가구와 가전 중 유일하게 이사오실 때 갖고 오신 물건이 냉장고 한 대였습니다ㅎㅎ 그래서 냉장고 옆에는 무심하게 Usm 수납장에 턴테이블과 LP를 수납해서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없애고, 무광 골드 다리가 매력적인 원형 테이블과 블루 벨벳 체어로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다이닝 가구를 배치했습니다. 이 방은 다이닝룸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메인 식탁 대신 작은 원형 세라믹 테이블 하나만 두어서, 친구들이 많이 왔을 때 이 방에서 식사도 하며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평소에는 재택 근무할 때 서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짙은 타원형 우드 테이블에는 예쁜 다리 쉐입이 있어서 Marcel Breuer/Cesa 체어와 Wilde + Spieth/se 68 su 오리지널 체어를 함께 배치하였습니다. 거실에도 Marcel Breuer/Wassily 체어가 있어서 디자인이 서로 어우러져 매우 멋졌습니다. 100년 전에 만들어진 디자인이 이렇게 현대적이고 모던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드센츄리 모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면, 채도가 낮은 컬러를 베이스로 사용하고, 티크, 마호가니, 장미목 등 짙은 색상의 우드 가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이 집에서는 딥 그린, 코발트 블루, 톤다운 이엘로우 등의 벽지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안방의 경우, 딥 그린 컬러의 도배를 하고 티비 장식장은 짙은 우드색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레이톤 패브릭 헤드의 침대를 놓아 차분한 느낌을 주었고, 커튼도 벽지와 톤을 맞춰 진한 청녹색 벨벳 암막 커튼으로 세팅했습니다. 안방의 조명은 메인 조명 없이 코브 다운 라이트 3개로 심플하게 마감하고, 침대 옆 사이드 스텐드로 은은하게 조명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숙면에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드린 것 같아요. 친구나 가족분들이 오시면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게스트룸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코발트블루톤 벽지로 도배를 하고 오크 원목 프레임 침대와 깔끔한 호텔 침구를 세팅했습니다. 그리고 침구를 좋아하시는 고객님을 위해 침구 전용 붙박이장을 꽉 채워 제작해드렸고요. 이번 프로젝트는 고객님의 취향 파악을 시작으로, 개인적인 취향을 완벽하게 반영한 진정한 퍼스널 홈스타일링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고객님께서는 항상 완벽한 매너로 대해주셔서 함께한 시간이 너무 즐거웠으며, 무한한 신뢰를 주셔서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벌써 몇 년 후 이사하실 세 번째 집을 염두에 두시고, 그때도 잘 부탁한다는 말씀에 감동받았습니다. 세 번째 집에서도 멋진 고객님과 함께 아름다운 신부님도 함께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