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서재같은 거실, 까치롯데,선경 27py 홈스타일링
한두 해 지나면 초등학교 입학하는 큰 아드님과 아직 엄마아빠 품에서 잠드는 4살 둘째 아들, 결혼 8년차 고객님 부부의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의 보금자리는 30년차 구축 아파트였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공간과 늘어나는 살림을 감당하기에는 집이 너무 좁다고 느끼셨던 터라 고민이 많으셨지만 남편분이 결혼 전 혼자 지내셨던 집이기도, 결혼 후엔 신혼집으로, 그리고 두아이들이 태어나기까지 이 집에서 인생의 중요하고 소중한 모든 추억이 깃들어 있기도 했고, 당장 이사를 하기에는 여러 부담이 따랐던 터라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날 때까지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들을 중점으로 만들기로 결심하셨고, 방3,화1 구조의 구축아파트를 고객님 가정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도록 리모델링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의 분위기는 밝고 따듯했으면 하셨고, 구조적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짐들을 최대한 수납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최대한으로 구성하고 싶어하셨습니다. 고객님 두분도 재택으로 업무를 병행하실 수 있는 직업이셨고, 아직 미취학 아동인 아이들이 책과 장난감 놀이 등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나이대이기 때문에 작은 평형이지만 확실한 공간분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온 가족이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는 큰 서재같은 공간입니다. 거실은 발코니를 확장하여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 놓은 후 한쪽면을 전체 책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언제든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원 없이 좋아하는 책을 꽂아 놓고 골라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거실엔 가족들이 모여 식사도 함께하고 공부도 함께 할 수 있는 대형 테이블을 배치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학습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죠. 대신 기존 발코니 공간엔 윈도우시트를 만들어서 아이들이 엎드려 책도 보고 레고조립도 하고 좀더 자유로운 자세로 놀 수 있는 공간도 제안드렸어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욕실이 거실에 1개인 평형이라 신축아파트처럼 파우더룸 공간이 없는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각 공간이 확실하게 분리되는것이 좁은 평형대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욕실앞에 아이들 씻고나오면 바로 머리를 말려주고 로션도 바를수 있도록 작은 파우더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냉장고장부터 시작해 작은방 도어, 그리고 욕실 앞까지 가벽을 일렬로 라인을 맞춰주며 드레스룸은 히든도어를, 그리고 욕실앞 간단한 화장대까지 만들어졌지만 복잡하지 않고 깔끔히 정리되어 보이도록 하여 고객님도 굉장히 만족하신 부분이에요. 주방은 수납공간을 최대한으로 제작해드렸습니다. 안방은 온가족이 편안하게 쉴수있는 공간으로 큰 패밀리 침대가 자리 잡았고 이불과 큰 짐들을 보관할 수 있도록 붙박이장도 설치했습니다. 아이들이 취침전에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며 잠에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침대 헤드부분에서 손만 뻗으면 on/off가능한 스위치도 만들고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아카리 펜던트를 달아드렸습니다. 다행히 입구방도 발코니확장이 가능한 구조였기에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주고, 남편분이 재택근무 할 수 있는 책상, 그리고 아이들이 티비를 볼 수 있는 공간을 한 방에 만들어주었습니다. 주방쪽에 있는 작은방은 히든도어로 눈에 잘 띄지 않게 벽과 일체감있게 만들고 잡동사니들을 수납할 수 있도록 오직 수납을 위한 방으로 만들어드렸습니다. 남편분이 미혼일때 장만하여 혼자 사시다가, 사랑하는 아내분을 만나 알콩달콩 신혼집으로, 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아이들이 태어나 단란한 네가족 구성원이 되기까지 이 인생의 중요한 과정이 한 집에 추억으로 깃들어 있었습니다. 그 소중한 추억이 리모델링 후에도 온기로 남아있었으면 했어요. 작지만 행복이 꽉 차 부족함이 없는 공간. 공사 후에 그냥 큰집으로 이사를 갔어야했나..? 싶은 후회가 들지 않으시도록 각 공간분리와 수납공간을 최대한 만들어드리는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고객님도 저도 만족스러운 집이 만들어졌고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로서 마음이 따듯하고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