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따뜻한 집, 관악 우방아파트 32py 홈스타일링
이 년 전에 올 리모델링 후 입주하여 마음에 드는 가구들로 하나씩 채워나가고 계셨어요. 기본 디자인 베이스가 화이트에 그린 포인트에 주로 브랜드 가구들로 채워진 밝고 따뜻한 집이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가구들을 구매하다 보니 집안의 전체 무드, 각각의 살림살이의 구성과 어우러지지 않고 소소한 살림살이까지 외부에 모두 드러나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어요. 스타일링 과정을 마치면서 정리를 하나씩 말끔하게 해 나가는 고객님을 보니 그 동안 얼마나 갑갑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귀염둥이 아들과 함께 단란하게 세 식구를 이루고 있던 고객님은, 코로나 상황을 거치면서 근무 형태도 재택 근무 형태로 바뀌며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셨고, 주로 집에서 아이를 케어 하셨어요. 이제 코로나 상황이 좀 풀리면서 남편 분께서 재택보다는 정규 출근 하는 형태로 근무 조건이 바뀌시고, 집에서는 주로 고객님께서 재택 근무를 하시게 되었어요. 아이도 커 가고 바뀐 생활 패턴에 맞춰 각각의 기능을 보다 구조화시키면서 전체적인 무드를 어우러지게 바꾸고자 하셨습니다. 많은 디자인 공간 중에서 특히나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공간은 현재 사는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는 너무나 내밀한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그럼에도 자신의 모습과 주변의 모습이 맞지 않을 때 괴리감이 느껴지고, 혼란이 뒤따르게 되죠. 이번 현장이 어쩜 그런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기존 리모델링 된 집의 분위기는 심플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었어요. 디자인의 추구하는 바가 확실하고, 정리정돈을 전문가 못지 않게 깔끔하게 할 수 있는 스타일이셨기에 기본 틀을 잘 잡아주고 선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어요. 고객님의 요청 사항은 안방, 아이방, 서재, 거실 등의 각 방의 기능을 정리하여 수납을 해결하고, 그 위에 디자인 포인트 요소를 적용하고 싶으셨어요. 가구 제작이든, 가구 구매든 이 모든 게 해결 될 수 있다면 구매한 지 2년도 안 되는 가구들이어도 모두 내놓을 수 있다고 하실만큼 아주 확 바뀐 집을 원하셨습니다. 초기 미팅 당시에는 거실에서 남편 분의 간헐적 업무와, 아이가 책을 보고 공부하고 놀이할 수 있는 공간, 고객님의 휴식 공간이 거실 안에서 모두 이루어지길 원하셨어요. 차 제안에서는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있는 가족실 개념을 제안 드렸고 매우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하지만 고객님이 원하는 것보다 필요한 걸 해드려야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각 공간의 순수 기능을 살려, 거실은 편안하게 책 읽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소파, 수납장, 책꽂이 제작을 제안 드리고 그 위에 색을 입혔어요. 두 가지 타입을 제안 드렸는데 고객님께서 ‘ 이 스타일은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스타일이네요.’ 하셨던 미드 센츄리와 인더스트리얼 중간쯤 어딘가의 컬러감을 살린 타입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고객님이 가장 난감해 하셨던 부분이 바로 주방이에요. 취향껏 구매하셨던 기성 가구들이 나란히 놓여 서로 기능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부딪혀 주방의 전체 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안타까웠던 기억이에요. 차 티백 하나까지도 모두 드러내져 있던 모습이라 이 부분이 정리가 되지 않고서는 스타일링을 아무리 예쁘게 해놔도 더 어수선할 뿐이었죠. 그래서 집과 맞지 않는 가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주방 수납장 제작을 제안 드렸어요. 좁은 싱크대 위에서 커피 머신까지 모두 올려놓고 복잡하게 사용하고 계셨기에 이 부분의 기능 분리가 필요했어요. 저도 집에서 커피콩을 그라인더에 갈아 머신기에 넣거나, 드립을 하거나, 모카포트에 추출해서 마시고 다른 차들도 즐기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취향과 함께 나머지 주방 소형가전 수납을 위해 맞춤 제안을 해 드릴 수 있었어요. 처음 시안컷을 보신 고객님은 예정에는 없었으나, 이렇게 말끔하게 정리되면 너무 좋겠다고 하시며 모두 바꾸고 싶어하셨어요. 주방의 너비에 비해 긴 길이의 식탁도 쏙 넣어주고, 식탁에서 노트북 작업을 많이 하시는 고객님을 위해 많은 전선과 충전선 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드렸어요. 이렇게 필요한 기능을 적재적소에 자리잡게 하여 집약시켜 드렸더니 고객님께서 뭔가 삶의 퀄리티가 올라간 느낌이라고 매우 만족해하셨답니다. 안방은 기존에 사용하시던 가구와 침구들을 그대로 사용하셨어요. 무엇보다 두 부부의 옷과 침구류가 안방과 서재에 분산 되어 있었고, 안방은 특히 안방, 고객님 작업실, 파우더룸, 드레스룸의 기능이 모두 모여져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의 기능 정리가 필요했어요. 안방은 순수하게 안방 드레스룸 휴식의 기능을 돌려주고, 창고처럼 쓰이던 안방 화장실을 말끔히 정리하여 파우더룸으로 제안 드려 동선을 정리해드렸어요. 책상, 옷장, 스타일러, 기성 철제 책꽂이가 있던 서재는, 원래의 서재의 기능을 되찾아주었어요. 스타일링 시작 단계에서는 고객님께서 서재를 크게 염두에 두시진 않으셨으나 진행되면서 서재에 대한 계획과 기대가 생기셨어요. 철제 책꽂이와 기존 책상을 정리하고, 수납장과 책상을 신규 구매 하셨는데 기존의 그린 포인트 벽지가 워낙 강해서 책상, 디스플레이 등등은 깔끔한 화이트 톤으로 제안 드리고, 특히 선반 위를 꾸미고 싶어하셔서 가용할 수 있는 금액 내에서 포인트를 살려 최대한 심플하게 제안 드렸습니다. 고객님께서 아이 방에 대해 요청하셨던 부분은 아이 성장 과정에 맞는 가구 제안이었어요. 이 집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 아이가 적어도 7살 때 까지는, 어쩌면 그 이후까지 살 계획이셔서 거기에 맞는 가구가 필요하셨던 거죠.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아이에게 필요한 선택을 잘 해보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실패해보기도 하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에 맞춰 집을 구성해가고 있기에 특히나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다행이었어요. 기존의 벽지나 다른 마감들이 깔끔했기에 따로 손댈 부분은 없었어요. 온갖 짐이 다 들어가 있는 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아이 방에 있던 모든 것들은 다 처분해야 했던 상황이었어요. 그 후에 책꽂이, 옷장, 서랍장을 제작하고 수납기능이 있는 침대를 제안 드려 적어도 초등 저학년 때까지는 충분히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으로 완전히 탈바꿈 되었어요. 조금은 천천히 진행된 만큼 꼼꼼히 체크하며 진행된 이번 현장은, 저의 디자이너로써의 경험과 아이에게 꽤나 신경 쓰는 엄마로써의 육아 경험이 그대로 녹여져, 지난 실수까지도 스타일링에 도움이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협의 과정에서 ‘ 그 때는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 그러면 아이가 좀 안 다쳤을 텐데, 더 깔끔하고 나도 더 편했을텐데~.’ 했던 마음으로 고객님께 제안을 드렸어요. 다행히 그 마음을 고객님도 알아주시는 것 같아 스타일링 진행하는 내내 마음이 흡족했던 현장이었어요. 미팅 갈 때마다 내려주시는 맛난 커피는 하루의 피로를 다 날릴 정도로 맛있었구요.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엄마라는 접점이 꽤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경험으로써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 또한 많아 스타일링을 매우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답니다.